비내린 오후 도청 연못

by 이인수(다미아노) posted Aug 11, 201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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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|0||0    ♡ 한송이 수련으로 ♡


    내가 꿈을 긷는 당신의 못 속에
    하얗게 떠다니는
    한송이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

    겹겹이 쌓인 평생의 그리움
    물 위에 풀어 놓고
    그래도 목말라 물을 마시는 하루


    도도한 사랑의 불길조차
    담담히 다스리며 떠다니는
    당신의 꽃으로 살게 하소서


    밤마다
    별을 안고 합장하는
    물빛의 염원


    단 하나의 영롱한 기도를
    어둠의 심연에서 건져내게 하소서


    나를 위해
    순간마다 연못을 펼치는 당신


    그 푸른 물 위에
    말없이 떠다니는
    한송이의 수련으로 살게 하소서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- 이해인 수녀님-